Day 2 아침은 알람 없이 자연스럽게 시작됐다. 전날 밤 불멍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하다 늦게 잤더니, 눈을 뜨니까 이미 해가 꽤 올라와 있더라. 캠핑장에서 맞는 아침은 이상하게 급할 게 없어서 좋다. “일어나야지”가 아니라 “일어나도 되겠지” 같은 느낌. 그렇게 나즈막히 늦잠을 자고 텐트 밖으로 나왔다.
아침 겸 점심 메뉴는 바로 삼겹살. 캠핑장에서 삼겹살은 거의 공식 같은 메뉴잖아. 불 피우고 삼겹살 올리고, 거기에 시원한 맥주 한 캔까지 따니까 그 순간만큼은 진짜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. 햇빛은 따뜻하고, 고기는 잘 익어가고, 맥주는 차갑고… “아, 이래서 다들 서울근교캠핑 오는구나”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. 낮에 마시는 맥주는 왜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.



삼겹살이랑 맥주 조합에 금방 알딸딸해져서, 나는 그대로 텐트 안으로 들어가 낮잠 타임. 캠핑장에서 낮잠 자는 건 진짜 사치 같은 행복이다. 바람에 텐트 살짝 흔들리고, 멀리서 친구들 웃는 소리 들리는데 그 와중에 스르르 잠드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. 그 사이 친구들은 이미 계곡으로 수영하러 갔다고 하더라.

여기 포천캠핑장의 진짜 장점 중 하나가, 구명조끼랑 튜브 같은 물놀이 장비를 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. 따로 챙겨오지 않아도 되니까 훨씬 편하고, 갑자기 “물놀이 할까?” 싶을 때 바로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. 친구들이 먼저 놀다가 나를 데리러 와서, 결국 나도 낮잠에서 깨서 합류했다.

다 같이 구명조끼 입고 튜브 들고 계곡으로 내려갔다. 물에 들어가는 순간 “아, 이거지”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. 물이 생각보다 정말 깨끗하고, 깊이도 너무 깊지 않아서 놀기 딱 좋은 수준이었다. 그냥 발만 담그는 게 아니라 제대로 몸을 맡기고 떠다닐 수 있어서 훨씬 재밌었다. 오랜만에 계곡 수영을 했는데, 차가운 물에 몸 담그니까 낮에 마신 맥주 기운도 싹 깨는 느낌이었다.
튜브 타고 둥둥 떠다니고, 서로 물 튀기고, 아무 목적 없이 그냥 웃고 놀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. 어릴 때 여름방학으로 잠깐 돌아간 기분이랄까. 이래서 다들 여름에 서울근교캠핑장, 특히 계곡 있는 포천캠핑장을 찾는 것 같다.
물놀이 끝나고 다시 사이트로 돌아오는 길에 다들 “오늘 진짜 잘 놀았다”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. 낮술 → 낮잠 → 계곡 수영 이 루트, 생각보다 완벽하다. Day 2는 전날 벌레 공포를 잊게 해줄 만큼 너무 만족스러운 하루였다. 하지만 역시나 밤에 벌레는 익숙해지지 않는다...담엔 긴바지 입고와야지..ㅠㅠㅠ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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